위 그림은 지금 한국에 전시되어 있는 이탈리아 출신 화가 모딜리아니의 작품입니다. 작품명은 '어깨를 드러낸 에뷔테른' 입니다. 마치 눈 앞에 살결을 드러내고 있는 여인이 있는 듯한 한 생생한 붓터치가 인상적입니다. 모딜리아니는 여인의 누드를 많이 그렸지만, 아내 에뷔테른의 누드는 그리지 않았습니다. 목욕 직후 상반신을 노출하고 있는 에뷔테른은 긴 목과 수줍은 듯한 홍조를 띤 볼이 섹시하기 보다는 청초함을 느끼게 합니다. 모딜리아니의 아내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편의 영화 같은 그들의 '행복 3년'

우수에 젖고, 고개를 갸우뚱 한 채 목이 긴 여인의 초상화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 작품은 대중에게도 상당히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마치 16:9 화면을 4:3으로 줄여버린 방화를 보는 듯한 그의 작품 특징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 쪽 눈을 그리지 않거나 눈동자를 아예 그리지 않고, 인물을 그리면서 주변 배경을 거의 살리지 않는 그만의 특징도 주목할 만 합니다.


모딜리아니 전시회(http://www.2008modi.com)가 고양아람누리 미술관(3호선 정발산역 지하보도로 바로 연결됨)에서 오는 3월 중순까지 국내 처음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닙니다. 겨우 '3년' 동안만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아내 에뷔테른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마련됐습니다. 전시회 정식 명칭은 '열정, 천재를 그리다,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 사랑전'입니다. 너무나 친절한 도슨트의 도움을 받아 일요일 오후 150여점이 전시된 현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래 정보는 모두 이 분의 설명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저는 미술 쪽은 문외한이라 틀린 정보가 있으면 제 탓이지 그분 탓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마시길^^)

모딜리아니와 그의 아내 잔느 에뷔테른(Jeanne Hebuterne, 1898~1920)이 대중적으로 주목으로 받는 이유는 그림 속에 '불꽃 같은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작품세계,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었던 그들의 행복하고도 슬픈 사랑이야기가 한데 얽혀 있습니다.

모딜리아니는 20세기 초 미술사조가 혼재하던 유럽 미술계에서 고집스럽게 독창적 예술세계를 모색한 화가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고전미술과 철학의 전통에 뿌리를 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시회는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완성시킨 1914~1919년의 모딜리아니 작품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허약한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술과 마약에 중독되어 살았던 모딜리아니는 1917년 14세 연하인 에뷔테른을 만나면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쳤다고 합니다. 모딜리아니는 미술 사상 가장 장생긴 화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주변에는 여자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천국에서도 당신의 모델이 되어 주겠다"는 에뷔테른을 만나면서 영적인 구원을 받게 됩니다. 이후 이들은 3년 동안 짧고 굵은 사랑을 하게 된 것이죠.

모딜리아니는 원래 에뷔테른의 오빠와 친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에뷔테른은 어려서부터 미술 학교에 다녔고, 18세에 이미 당시 32세였던 모딜리아니의 예술적인 재능을 존경하고 사랑했습니다. 1917년에 만나 1920년까지 짧은 삶을 함께할 동안 이들은 예술적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셈입니다. 에뷔테른은 모딜리아니가 결핵형 늑막염으로 숨지자 이틀 뒤 첫째 아이를 버려 두고 아파트 5층에서 임신 8개월 된 몸을 던져 자살했습니다.


그가 죽기 전에 그녀가 그린 '자살(사진 위)'이라는 그림은 '자신의 가슴을 찌르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져 있어서, 병약한 그의 죽음을 앞두고 그녀의 심리 상태가 얼마나 불안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죽음을 알아 차렸을 때 쯤, 늘 머리 맡에 면도칼을 두고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그림, 이렇게 보면 이해가 쉽다

모딜리아니의 초상화는 모델의 개성을 빈틈없이 잡아내면서도 대상을 단순화하거나 보편화시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눈이 없는 특징은 아프리카 원시 가면에서 영향을 받았고, 얼굴이 긴 형태는 르네상스 화가인 보티첼리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평생을 거의 초상화를 그렸고, 정물이나 풍경은 거의 그리지 않았습니다. 특징을 간단히 묘사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처음 그의 작품을 접하면 "매우 성의가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모딜리아니의 모델이 되어준 에뷔테른이 그에게 “왜 눈동자를 그리지 않느냐”고 묻자, 모딜리아니는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게 되면 당신의 눈동자를 그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는 내용에서 그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눈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상대방의 내면을 알아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상대방을 직시할 수 없는 모딜리아니의 불안안 심리 상태를 표현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위에 소개된 '어깨를 드러낸 에뷔테른'은 바로 모딜리아니가 아내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모딜리아니 답지 않게 얼마나 정성스럽게 그녀를 묘사했는지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모딜리아니 작품

에뷔테른 작품

이와 달리 에뷔테른은 모딜리아니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나름대로 디테일을 살리는 작품으로 자신만으로 작품 세계를 이뤄 내려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거친 붓터치와 강한 색상을 사용하면서 풍경이나 정물을 대상으로 삼았지만, 모디를 만나면서 예술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당시 예술계에서 금기시됐던 과감한 성적 묘사의 셀프누드화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모딜리아니와 달리 그의 반려자 에뷔테른이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0년이 채 안된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천주교 가정이었던 에뷔테른 가족은 그녀가 자살하자 모딜리아니와의 관계를 전면 부정하고, 역사 속에서 숨어 지냈습니다. 모딜리아니와 함께 뭍히는 것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서야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에뷔테른의 작품들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작품 세계가 조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세계 문화의 중심지였던 파리 여성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고, 그림 곳곳에 현대적인 감성이 많이 담겨 오래된 그림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그가 소설 삽화로 그린 그림들을 보니, 당장이라도 신문 삽화로 쓸 만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전시회는 ▲몽파르나스의 화가 모디와 잔느, ▲몽파르나스에서 피어난 사랑,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니스,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모디와 잔나의 삶과 사랑 인 5개 연대기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모딜리아니의 전속 화상(판매상)인 즈바로브스키는 모딜리아니가 죽은 후 그의 작품이 유명해지자, 위작을 많이 유통시킨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최근에 위작 시비가 자주 일기도 했다는군요.

함께 그렸다는 드로잉.
그림 특징으로 볼 때,
사람은 모딜리아니가,
배경은 에뷔테른이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 자료]

공식 블로그
- http://modilog.com

웹툰 블로그
- http://kimryoon.egloos.com
- http://homa.egloos.com
- http://www.koomi.net

월요일 야간 개장 및 50% 할인
- http://modilog.com/entry/event2


도슨트 일정에 맞춰 가시면 강추할 만한 전시회입니다.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감성을 흔들어 놓을 사랑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아이들의 눈으로 본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입니다. 아마도 일반인들이라면 순수한 마음으로 볼 때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촬영해 왔습니다.^^


원문 보러가기: http://itviewpoint.com/tt/index.php?pl=3799
 

 IT 분야 파워블로거로 유명하신 서명덕 기자님이

모딜리아니와 잔느전을 방문해 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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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5 18:42 2008/02/0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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