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소의 진수를 선보이는 작가, 정유미
정유미 작가의 작품은 화면을 가득채운 얼굴들의 웃을 듯 말듯 한 입과 힘없이 떠 있는 눈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그녀는 <일러스트 다시보기:웃어도돼요?!>전에 출품한 작품에서 속된말로 ‘썩은 미소’라 불리는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로 걸어놓았고, 그녀의 작품이 걸린 전시공간에서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썩은 미소 사진’을 뽑는 현장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그녀가 ‘썩소’를 포착해낸 대상자들이다. 정유미 작가의 작품 속에서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인물들은 ‘아파트 경비원’에서부터 ‘버스기사 아저씨’까지 모두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사람들이다. 그녀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인 그들의 친절 속에서 어색한 웃음을 절묘하게 뽑아낸다.
반장 경비 아저씨의 친절한 인사 / 장지에 먹, 채색 / 195X125.5㎝ / 2006
이는 ‘무조건 웃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박제된 웃음’을 짓고 있는 사람들의 어색함을 한눈에 잡아낸 작가의 예리한 감각을 엿보게 하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정유미 작가는 “활짝 웃는 모습도 아니고 무표정도 아닌 어색한 표정을 포착하고 이를 평면회화에서 극대화시킴으로써, 우리 현실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어정쩡함과 어색함을 이야기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실 서비스업은 물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직장에서 ‘친절’과 ‘웃음’을 강요당한다. 심지어 군대에서 ‘웃음꽃이 피는 부대’를 만들어야 한다면 매일 아침저녁으로 ‘억지웃음’을 강요하는 것이 결코 웃지 못 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정유미 작가는 “사람들의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보이기 위한 행동’을 많이한다”며 특히 “친절해 보이기 위해 웃어보지만, 결국 얼굴에 드러나보이는 표정은 활짝 웃는 모습도 아니고 무표정도 아닌 무언가 온전하지 못한 ‘어색하고 어정쩡한 표정’이다”라고 단언한다.
실제로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은 하루에 아닌 일주일에 몇 번이나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미소를 띄며 인사를 전하는가? 정유미 작가는 우리의 현실을 “상대방과 소통하기 위한 인사가 아닌, 오히려 무의식 중 습관적으로 단절된 상태의 형식만을 주고받는다”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사실 아무리 ‘웃음’이 건강에 좋고, ‘미소’가 인간관계의 훈훈함을 더해준다지만 그것이 ‘진심’이 아닌 ‘습관’이 되어버린다면 결국 우리는 모두가 ‘하회탈’을 쓴 채 살아가는 삭막한 공간에서 마음만 곪아가지 않을까?
















